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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빈티지 재활용 스탬프 제작기

  • Juhye Park
  • Aug 29, 2024
  • 3 min read

수박의 주요 업무중 하나는 박스 줍기다. 환경 운동가라고 할 수 는 없지만, 환경 애호가인 정열 사장님의 지휘를 따라 수박은 일회 용품 이회 쓰기 (다회 쓰기)를 하고 있다. 커피컵도 한 두어번 씻어 쓰고, 팔린 가격 택은 모아놨다 스티커를 붙여서 쓴다. 그리고 박스를 줍는다!


아침에 택배 보낼 목록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박스를 찾아 나선다. 지금 매장은 신사동에 있으니깐,

매장 근처 골목 골목, 주택가, 편의점 등을 돌며 박스를 찾는다. 처음엔 어디서 주워야할지 막막했지만,

일한지 4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은 신사동 어디 가면 박스가 있을지 훤하다.


오염이 없고 깨끗한 박스를 찾아 줍는다. 박스는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마치 매일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지는 음식이였던 만나를 먹을 만큼만 주워가야 했다는 이스라엘 사람들 처럼.. 폐지 수집하시는 분들 당황하지 않으시도록 그날 그날 필요한 만큼만 줍는다.


큰 물건이 주문 들어오면 큰 박스를 찾아 나서고, 안경이나 악세사리 같이 작은 물건 주문이 들어오면 작은 박스를 찾아 나서야하는데, 그 과정이 꽤나 스릴 있다. 어느날은 원하는 박스를 찾지 못하고 돌아올 때도 있다.


용도에 맞는 깨끗한 박스를 찾는일, 무거운 박스 들고 땡볕에서 가게까지 걸어가는길, 마냥 재미있는 일 이라고는할 수는 없지만, 4년차가 된 지금 박스 찾기 업무는 내가 좋아하는 업무 중 하나가 되었다. 업무중 환기도 되고, 돌다가 댕댕이들도 만나고 말이다....


(이젠 모여있는 반반한 박스를 발견하면 가져가고 싶은 병이 생겼다. 수박 박스병 직업병이란 이런것일까)


박스를 주워 사용하다 보니, 온라인 홈페이지 구매 전이나, 계좌 밑에 양해의 글을 써 붙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쓰던 박스 이기에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속속히 생겼다. ((생각해보면) 몇년간 컴플레인 거의 없었던게 감사하고, 놀라운 일!) 물건을 포장할 때 늘 신경써서 포장해 보내긴 해도, 새 박스가 재활용된 박스 보다 좋고 그런것이 우리 모두의 마음. 그래서 규태씨와 사장님의 짧은 회의 끝에 제작을 기획하게 되었다. 재활용 스탬프!


여러 마음이 담긴 스탬프라 할 수 있겠다 (삼손 주혜 에겐 적어도..)

"박스가 좀 누추하지요? 재활용이라 그렇답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런 마음 이랄까..

주워온 박스로 포장 할때마다, 꼬질이 박스 조금이라도 받았을때 기분 안나쁘게, 훤하게 만들라고 지원 매니져님이 사놓은 스티커나 마스킹 테이프로 보수도 하고 그랬었다. 그런 마음까지 이 스탬프로 전달 될 수 있다면 베리 땡큐이지.


스탬프 디자인은 수박에 낙서를 제일 많이 찌그려 놓는 내가 당첨됐다. "재활용 박스를 이용하여 택배 포장 하였습니다." 문구에 맞는 귀여운 그림 하나를 그려 달라는 오더였다. 스탬프는 규태씨가 아는 지우개 스탬프 만드시는 분께 의뢰할것이라 하였다. 그래서 퇴근하고 집에가서 자기전에 끄적여봤다.


< 생각한것 >


  • recycle 아이콘

  • 나무가 쉬는것

  • 쉬는 나무가 고맙다고 하는것

  • 인간이 나무를 save 한것

  • 지구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


등등


ADHD의 장점을 살려 산만하게 브레인 스토밍을 하고, 노래를 틀어 놓고 마음이 가는대로 그림을 그렸다. 참고한 그림 2개 (달력 같은데 있던 그림 인데 귀여워서 따라 그림) 디자인한 그림 4개. 디자인 한 것중 2개는 멋없어서 탈락. 총 7개의 옵션이 나왔다. 사장님께 하나를 고르시면 된다고 문자와 함께 일곱개의 옵션을 보냈는데, 7개의 옵션은 사장님도 많으셨던 건지, 인스타에서 투표를 하시겠다고 하신다.


(참고로 그림체가 겐타로?랑 비슷하다는 댓글이 달렸었는데, 처음 들어보는 모르는 분이라 검색해봤는데, 정말 비슷해서 놀랐다. 검정하양에 눈코입이 있는 모호한 그림체라 그랬던 것일까.. 여튼 대단한분이셨는데 이것은 영광! 무의식 저편에서 그가 영향을 끼치고 있던것일까.. 나도 모름..)

(사장님이 올리실 줄 알았으면 더 열심히 그릴껄 사장님만 보실줄 알고 다 섞어서 이것저것 올렸는데.. )

여튼 사장님이 인스타에 옵션 7개이 올라갔고 투표가 시작됐다.





내가 그린것 눈코입은 대부분 눈을 감고있거나, 뜬 눈이면 광기가 서려있는데, 개인적으로 똥그란 눈 뜨고 착하고 뻔하게 웃고있는 캐릭터가 싫어서 그렇다. 입은 부처처럼 웃는 입을 선호한다. 누가 댓글에 좀 더 확실히 웃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었나.. 그러셨는데 그림도 자기를 닮는다고, 나도 눈 똑바로 안뜨고 은은하게 웃고 다녀서 그런걸까..... (혹은 반골기질걸?) 그렇게 그려놔야 마음이 편안하게 되었다 일년 전 부터 (TMI) . 글씨체를 저것으로 고른 이유는.. 수박이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장님& 글씨체 모방 달인 박지원씨의 글씨체와 가장 닮았다고 생각해서 저걸로 골랐다.


1번이 최다 득점으로 그것으로 셀렉되었다. 나도 가장 맘에 들던것중 하나였다. 가장 먼저 생각난 그림이였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탄생한 재활용 스탬프 두둥 ....



택배 받으시는 분들이 조금은 누추한 박스에 택배가 왔어도 "recycle thumbs up man" 보시고 꼬질한 강아지 보듯 마음이 관대해져 기분 상하지 않으시고 박스를 여셨으면 좋겠다. 별건아니지만 재미있고 뿌듯하고



저 스탬프는 수박에서 오래오래 쓰겠지 그랬으면 좋겠다~~



작성자 I 더티삼손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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